피리독신 유발 신경병증 증례군
Case series of pyridoxine-induced neuropathy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Excess of pyridoxine, in contrast to other nutrients, may result in neuropathy. Case reports are sparse, and little is known about the clinical and electrophysiological findings. Eight patients with pyridoxine-induced neuropathy were investigated, and a review of the literature was undertaken. Nerve conduction studies showed axonal sensory or sensorimotor polyneuropathy. And the blood levels of vitamin B6 were markedly elevated. After discontinuation of vitamin supplements, all patients showed no significant improvement in clinical and electrophysiological findings. Supplementation with pyridoxine at doses greater than 50 mg/day for extended durations may be harmful and should be discouraged.
서 론
비타민B6는 아미노산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비타민으로 피리독신을 포함한 비타민B6 복합체는 일반인들이 흔히 복용하는 영양제이다. 또한 피리독신은 아이소나니아지드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의 예방과 심뇌혈관질환, 면역기능 강화 등 다양한 환자에서 치료 목적으로 이용된다[1]. 하지만 피리독신의 장기 복용으로 인한 말초신경병 발생이 보고되면서 부작용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2]. 피리독신 유발 말초신경병의 발병 기전은 아직 뚜렷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본 연구는 피리독신 복용과 관련하여 말초신경병이 발생한 환자 8명의 임상 양상 및 전기생리학적 소견을 기술하고, 관련 연구에 대하여 문헌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증 례
본 연구는 제주대학교병원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에서 승인되었다(JEJUNUH 2023-10-005).
1. 임상적 특징
피리독신 유발 말초신경병으로 진단된 환자는 총 8명으로, 70세 이상 남자 7명과 37세 여자 한 명이었다. 여섯 명의 환자는 발 감각 이상으로 시작한 팔다리 저림으로 내원하였고, 두 명은 양측 하지 위약으로 보행장애를 보였다. 모든 환자는 비타민제를 복용하였고, 비타민B6 용량은 50 또는 100 mg을 포함하고 있었다. 신경학적 검사상 모든 환자에서 사지 심부건반사가 감소되었고 진동과 촉각 감각이 양쪽 하지에서 저하된 소견이 관찰되었다. 보행장애를 호소한 2명의 환자는 보행 실조가 관찰되고, 발등굽힘과 발바닥쪽굽힘 근력은 Medical Research Council 4등급이었다. 복용 중인 비타민제를 중단하고 6개월과 1년 후 시행한 신경학적 검사와 신경전도 검사에서 뚜렷한 호전은 없었다.
2. 전기생리학적 검사
모든 환자에서 전기생리학적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신경전도 검사를 시행하였다. 신경전도 검사는 팔에서는 정중신경과 척골신경, 다리에서는 종아리신경, 정강신경 및 장딴지신경에서 시행하였다. 총 8명의 환자 중 6명은 축삭형 감각운동다발신경병 소견을 보였고, 2명은 감각신경세포병증으로 확인되었다. 각 유형에서 보인 신경전도 검사 결과를 Table 1에 기술하였다.
3. 혈액학적 검사
다발신경병의 다른 원인을 배제하기 위해 혈관염에 대한 검사와 당화혈색소, immunoglobulin (Ig)M/IgG 항GM1항체, 항GD1b 항체, 면역 고정 전기영동 검사 등을 비롯한 혈액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다. 비타민B6는 모든 환자에서 증가되어 163-658 nmol/L (정상, 15-73) 분포를 보였고, 각각 163, 175, 281, 285, 335, 438, 468, 658 nmol/L로 확인되었다. 두 명의 환자에서 비타민 B12 측정값이 각각 1,059 pg/mL와 1,535 pg/mL (정상, 243-894)로 증가되어 있었다. 비타민제 복용을 중단하고 6명에서 3개월, 6개월 후 시행한 혈액 검사에서 혈중 비타민B6 농도는 모든 환자에서 감소하였다.
고 찰
비타민B6는 탄수화물, 지질, 아미노산 대사와 헴(heme) 생성에 관여하는 보조인자로 작용한다. 그러나 다른 영양소와 달리 피리독신 과다는 말초신경병을 유발할 수 있다[3]. 1980년대 이후로 피리독신 과다 복용과 관련된 말초신경병에 대한 보고가 많이 이루어졌지만 아직 정확한 유발 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다[4,5]. 피리독신은 6개의 유사한 복합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피리독신, 피리독살, 피리독사민은 뒤뿌리신경절에 독성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4]. 동물 실험에 의하면 이 중 피리독살에 의한 알데하이드 독성, 피리독살 의존 엔자임기능 부전, 피리독살인산화효소(pyridoxal kinase) 억제 작용이 기전으로 추정된다. 또한 신장기능 부전이 동반된 경우 피리독신 장기 복용에 의한 신경 손상 위험이 5-10배 높아진다는 사실이 동물 실험에서 밝혀졌다[6,7]. 피리독살인산화효소 억제로 인한 신경 독성은 자세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감마아미노뷰티로산(gamma aminobutyric acid, GABA) 생합성을 감소시켜 GABA 신경전달장애를 유발하는 것이 가장 주요한 작용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8,9].
피리독신 과다로 유발되는 말초신경병의 유형은 다양하다. 감각신경세포병증, 축삭형 감각신경병, 감각운동신경병, 자율신경병이 보고되었으며 드물게 탈수초신경병이 보고되었다. 감각신경세포병증이나 감각신경병이 비교적 흔한 것으로 보고되었지만 본 증례에서는 축삭형 감각운동신경병이 가장 많았다. 전기생리학적 검사상 피리독신 과다와 관련된 말초신경병만의 특별한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신경학적 검사에서 보행 실조를 보인 2명의 환자는 전기생리학적 검사에서 감각신경세포병증을 보였다. 모든 환자에서 말초신경병 관련 검사에서 피리독신 증가 이외의 원인 인자가 확인되지 않아 비타민 복용을 중단하였다. 피리독신 복용 중단 후 증상의 진행은 없었지만 임상적 및 전기생리학적 추적 검사상 호전은 관찰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피리독신 과다에 의한 비가역적인 신경 손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환자에서는 피리독신 중단 후 오히려 증상이 진행하는 양상을 보이므로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성인이 하루에 섭취해야 할 비타민B6 용량은 1.3 mg으로 권장된다. 이는 매일 섭취하는 음식에 충분히 포함되므로 유전적 결함이나 다른 약제에 의해 흡수가 저해되지 않으면 비타민B6 결핍은 매우 드물다[10]. 하지만 많은 건강한 성인들이 비타민B6를 포함한 비타민제를 매일 복용하고 있다. 환자들이 복용한 비타민B6 용량은 권장량의 30배 이상으로, 음식 섭취를 고려하면 더 높은 비타민B6 농도를 추정할 수 있다. 상품화된 비타민B6는 대부분 피리독신 제재이며 에너지 음료에도 피리독신이 포함되어 있다. 피리독신에 의한 신경 독성은 복용 용량과 복용 기간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복용 초기에는 신경 손상과 관련된 증상을 인지하기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게 된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건강 보조 식품과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부작용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비타민B6 성분인 피리독신을 장기간 복용한 후 발생한 말초신경병이 다른 원인에 의한 것으로 잘못 진단될 수 있다. 따라서 말초신경병 환자의 감별 진단 시 비타민제 복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비타민제의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Acknowledge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2023 education, research and student guidance grant funded by Jeju National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