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21년 제주도 내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 균종 감염증의 역학
Epidemiology of 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in Jeju Province, Korea, using national surveillance data, 2018–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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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CRE) infections have increased rapidly over the past decade and are recognized as a severe health threat in Korea and worldwide. This study aimed to identify the status and characteristics of CRE infection in Jeju province and provide important basic data for the prevention and management of CRE infection. A descriptive epidemiological analysis was performed on reported cases of CRE infection in Jeju Province between 2018 and 2021 using the integrated management system for disease, an infectious disease reporting system from the 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 The annual difference and distribution trends of CRE infection were analyzed using CRE isolates, carbapenemase-producing CREs (CP-CRE) and their genotypes, and the type of medical institution in Jeju Province. CRE infections steadily increased in Jeju from 2018 to 2021, and the proportion of CP-CRE among the CREs also showed a statistically significant increase each year. Among the CRE isolates, Klebsiella pneumoniae (KPC, 62.13%) was the most common, and among the CP-CRE genotypes, KPC (81.62%) showed the highest distribution and increased each year. As the distribution of CP-CRE in have increased over the past 4 years, measures to prevent the spread and outbreak of CRE infections are warranted. The results of this study are expected to be used as basic data for prevention and management of CRE infections in the province.
서 론
항생제 내성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은 2019년 전 세계 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 중 코로나19와 결핵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사망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1]. 특히 최근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CRE)이 항생제 내성균 중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2]. CRE는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의료 환경에 확산되었으며, 치료 방법이 제한되어 높은 사망률과도 연관된다. 3 현재 CRE는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우선순위 위험군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로 분류될 만큼 전세계 공중보건을 위협하고 있다[4].
CRE 발생 보고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주로 카바페넴 분해 효소(carbapenemase)를 생성하는 균주의 출현과 확산으로 인한 것이다[3]. CRE는 항생제에 내성을 일으키는 기전에 따라 카바페넴 분해 효소 생성 장내세균(carbapenemase producing CRE, CP-CRE)과 카바페넴 분해 효소를 생성하지 않지만 카바페넴 내성인 장내세균(non CP-CRE)으로 나눌 수 있다[5]. CP-CRE는 카바페넴 분해 효소를 암호화하는 유전자가 플라스미드상에 있으며 이를 통해 다른 세균으로 내성 유전자를 쉽게 전파하여 CRE 감염증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의료기관 내 집단 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6]. 또한 최근 CP-CRE와 비CP-CRE에 의한 균혈증 환자 사례를 비교한 연구에서 CP-CRE의 사망률이 비CP-CRE에 비해 4배 더 높다는 결과를 발표하며 CP-CRE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였다[7]. CP-CRE 유전자형은 현재까지 2,100개 이상이 보고되었으며, 국가별로 주요 분포 유전형이 다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8].
질병관리청은 2011년부터 의료 관련 감염병에 CRE 감염증을 포함시켜 발생 현황을 표본 감시하였고, 2015-2016년 국내 집단 유행 이후 2017년 6월부터 전수 감시를 실시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CRE 감염증 신고 건수와 신고 의료기관 수는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 내 CRE 감염증 발생 현황과 특성에 대한 연구 자료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4년 동안 제주도에서 신고된 CRE 감염증의 연도별 분리 수, 분리균, 의료기관 종별 분포 현황 및 연도별 CP-CRE 발생, CP-CRE 유전자형의 분포를 비교하고 경향성을 확인하는 기술역학 연구를 수행하였다.
대상 및 방법
본 연구의 대상자는 2018년 1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제주 지역에서 혈액 및 혈액 이외의 임상 검체에서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장내세균속 균종이 분리되어 CRE 감염증 사례 조사서를 질병관리청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신고한 사례이다. 한 환자가 동일 연도에 2건 이상 신고된 경우 또는 CP-CRE인 경우, 해당 연도 최초 신고된 사례를 우선으로 하여 1건으로 집계하였다. 이에 따라 해당 기간에 제주 지역에서 CRE가 분리되어 신고된 640명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으며, 사례의 일반적 특성, 신고 의료기관, CRE 분리균 및 CP-CRE 유전자형 정보는 시스템에 등록된 사례 조사서에서 추출하여 기술역학 연구를 수행하였다. 추출한 주요 유전자형 정보로는 Klebsiella pneumoniae carbapenemase (KPC), New Delhi metallo-β-lactamase (NDM), oxacillinase-48 (OXA-48), imipenemase (IMP) 등이며, 이외 소수의 유전자형은 합쳐서 정리하였다.
CRE 감염증 환자의 일반적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신고된 환자의 성별, 연령, CRE 분리 검체, CP-CRE 여부에 따른 분포에 대해서는 퍼센트로 제시하고, 그에 대한 95% 신뢰구간은 이항분포에 따라 산출하였다. 연도별 CRE, CP-CRE의 발생 분포와 역학적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연도별 CRE 신고 건과 분리균, CP-CRE 신고 건과 유전자형에 따른 분포를 살펴보았다. 한 환자에서 2가지 이상의 CRE 분리균과 CP-CRE 유전자형이 보고된 경우, 보고된 모든 유형을 포함하여 중복 집계하였다. 또한 의료기관 종별 CRE 감염증 신고 추이를 보기 위해 의료기관을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 의원으로 분류하여 연도별 의료기관 유형에 따른 CRE 신고 분포를 확인하였다.
연도별 CRE 분리균, CP-CRE 여부, CP-CRE 유전자형 및 의료기관 종별에 따른 CRE 발생 분포의 경향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선형대선형 경향성 분석을 시행하였다. 이를 위하여 STATA 17.0 통계 프로그램(StataCorp, College Station, TX, USA)을 활용하였으며 P-value 0.05 이하를 통계적 유의수준으로 삼았다. 이 연구는 2차 자료를 활용하는 연구로 제주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로부터 심의 면제 승인을 받았다(JJNU-IRB-2022-067).
결 과
1. CRE 감염증 환자의 일반적 특성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제주도에서 질병관리청 질병보건통합 관리시스템을 통해 신고된 CRE 감염증 신고 건수는 총 640건이었다. 성별은 여성 327명(51.09%), 남성 313명(48.91%)이었으며, 연령별로는 80세 이상이 290명(45.31%)으로 가장 많았고, 60-79세 235명(36.72%), 40-59세 78명(12.19%)으로 전체 신고 건수의 82.0%가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신고되었다. 60세 이상 고령층 중에서도 80세 이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CRE가 많이 발생하였다. CRE 분리 검체 종류별로는 혈액 이외의 검체에서 598건(93.44%), 혈액 검체에서 42건(6.56%) 분리되었다. CP-CRE는 281건이 확인되어 CRE로 확인된 전체 균주의 43.9%를 차지하였다(Table 1).
2. 연도별 CRE, CP-CRE 분포 및 역학적 특성
CRE 감염증은 2018년 97건, 2019년 141건, 2020년 170건, 2021년 232건으로 매년 신고 건수가 증가하였다. 신고된 CRE 감염증의 상위 3가지 분리균은 2018-2021년 모두 동일하게 Klebsiella pneumoniae (K . pneumoniae) Enterobacter, Escherichia coli (E. coli)였다(Fig. 1). 전체 분리균의 62.13%를 차지하는 K. pneumoniae 는 2018년 49건(50.51%), 2019년 70건(48.95%), 2020년 114건(65.90%), 2021년 169건(72.22%) 분리되어 매년 분리균 중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하였고,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P<0.001) (Table 2).
CP-CRE의 신고 수도 2018년 21건(21.65%), 2019년 44건(31.21%), 2020년 83건(48.82%), 2021년 133건(57.58%)으로 최근 4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CRE 신고 건 중 CP-CRE가 차지하는 비율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매년 증가했다(P<0.001) (Fig. 2). 2018-2021년에 보고된 CP-CRE 유전자형 분포 확인 결과, KPC가 231건(81.62%)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NDM 29건(10.25%), OXA-48 11건(3.89%) 등이었다(Table 3). KPC는 매년 분포가 증가하여(P<0.001) 2021년에는 CP-CRE 유전자형의 90.2%를 차지했다(Fig. 3).
고 찰
본 연구의 주요 결과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주도 내 CRE 감염증 발생률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꾸준히 증가했으며, 주로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특히 면역력이 저하되어 CRE 감염의 위험성이 높은 80세 이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많이 발생하였다. 둘째, CRE 분리균 중에서는 K. pneumoniae (62.13%)가 가장 많았고, 매년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하며 꾸준히 증가했다. 셋째, CRE 감염증 중 CP-CRE의 비율 또한 매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CP-CRE 유전자형 중에서는 KPC (81.62%)가 가장 많았고, 매년 가장 높은 분포를 보이며 증가하였다. 넷째, 의료기관 종별 신고 분포 확인 결과, 연도별 변화 양상은 없었고, 매년 90% 이상이 종합병원에서 신고되었다.
한편 CRE 신고에 있어 전국 자료들의 주요 결과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국적으로도 CRE 감염증 신고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증가하였고, 60세 이상에서 신고된 건이 79.2% (54,443건)로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였다. 9,10 이는 제주도와 같은 추세이다. 둘째, 최근 4년간 국내 CRE 상위 분포 3가지 분리균은 K. pneumoniae, E. coli, Enterobacter로 제주 지역과 동일하였으나 제주와 달리 국내 전체에서는 E. coli가 Enterobacter보다 더 많이 분리되었다[9,10]. 다시 말해서 2순위와 3순위에 있어 제주와 전국은 차이를 보였다. 셋째, CRE 감염증 확산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CP-CRE의 분율은 전국적으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증가하였으며, 국내 CP-CRE 유전자형 분포는 KPC, NDM 순으로 많았다. 이는 제주도도 같은 결과를 보였다. 넷째, 전국적으로 종합병원에서의 신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국적으로 매년 감소한 반면[10], 제주는 종합병원에서의 신고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는데, 섬이란 지형적 특성상 의료자원의 활용과 신고 기관의 역랑 등에서 차이를 갖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상의 전국과 비교한 제주도 CRE 신고 특성은 제주도 내 CRE 감염증 예방 및 관리 측면에 유용한 기초 자료로써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본 연구는 CRE 분리균이나 CP-CRE 유전자형 확인을 위한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검사 결과가 누락된 신고 사례를 포함하며, CRE 감염증 신고 누락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데 한계가 있다. 다시 말해 의료기관에서의 감염은 의료기관에서 신고하지 않으면 알 수 없으며, 의료기관에서 신고를 하고 싶어도 검사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신고가 어려워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특히 제주도 내 요양병원에서 신고된 CRE 감염증은 2018년 1건 이후 없다가 2021년에 3건이 신고되었다(Table 4). 이는 도내 요양병원에 검사 인프라가 부족함에 따라 신고의 한계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CRE 감염증은 전수 감시 감염병에 속하기 때문에 제주도 내 의료기관은 모두 신고기관에 해당되는 바, 2022년 12월 현재 제주도 내 종합병원은 6개이며 이 중 특정 병원을 중심으로 신고가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신고기관별 차이에 따른 신고율의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CRE 감염증 사례 조사서로 구축된 질병관리청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은 신고 대상자의 거주지가 아니라 신고한 의료기관 주소지를 기준으로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상자의 거주지가 제주도라고 해도 다른 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하여 CRE 양성으로 신고될 경우는 본 연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바, 제주도에서 발생한 CRE 감염증 중 CP-CRE의 비율이 지난 4년간 증가했다는 것은 균종 간, 사람 간 카바페넴 분해 효소 유전자 전달로 인해 CRE 감염증 확산의 위험이 증가하고, CRE 감염증 집단 발생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11].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CRE, 특히 CP-CRE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발견하여 감염 예방 조치를 적시에 시행하는 것이 중요한데[3] 이를 위해 질병청의 권고와 같이 요양병원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은 보다 적극적으로 고위험 환자 대상 CRE 선별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CRE 집단 발생에 대한 모니터링이 보다 활성화되어야 하며, 각 병원마다 CRE 감염 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적절한 항생제 사용을 위한 항생제 사용 관리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또한 지역 특성에 맞춘 CRE 감염증 예방 관리 대책 수립을 위해 보다 정확하고 지속적인 CRE 발생 및 역학 정보에 대한 공유 체계가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4년간 국내 CRE 분리 균주에서 전국과 제주 간에 순위의 차이를 보이는 점에 대하여는 다른 지자체와의 비교 분석을 수행하고, 관찰 연도를 추가한 전국의 발생 추이를 향후에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